1. 척수충격(spinal shock)
: 교통사고나 추락에 의한 척수손상 직후, 환자에게는 3일에서 6주 동안 척수충격 기간이라는 생리적 무반사 상태에 빠집니다.
척수충격이란 혼수상태와 더불어 척수손상 부위 이하로 반사의 소실, 무긴장성 마비, 요로 폐쇄, 자율신경 마비에 의한 느린 맥박, 혈압 하강, 저체온증 등 인체의 생리적 기능들이 일시적으로 정지된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상위 중추와 척수 사이의 돌발적인 충격 결과로 인한 운동신경 시냅스의 탈락으로 상하행선 신경전도로가 차단되어 신체의 생리적 기능이 일시 멈추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척수충격이 해소되는 첫 번째 징후는 망울 해면체 반사가 양성으로 나타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환자는 의식이 돌아오면서 이완성 마비 혹은 경직성 마비가 출현합니다.
척수충격 기간에는 폐렴, 요도 감염, 욕창 등 합병증을 수반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사고 후 응급상태에서 외상성 충격과 척수충격이 유사해 이에 대한 감별이 요구됩니다. 외상성 충격(traumatic shock)과 달리 척수충격(spinal shock)에서는 혈압 하강이 심하지 않으면서 손상부위 이하의 모든 반사가 소실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2. 신경인성 방광(Neurogenic bladder)
1) 방광의 정상적인 생리적 기전
: 콩팥에서 배출된 소변이 방광에 모이면 교감성 긴장이 배뇨근을 이완시켜 방관 내압을 낮은 상태로 유지하게 함으로써 소변을 충분히 저장할 공간을 확보합니다. 차츰 방광에 소변이 축적되어 300cc에 이르면 배뇨 욕구가 일어나고, 방광 한계용량(여자450cc, 남자 500cc)에 도달하면 교감성 억제가 중단되고, 부교감 자극이 배뇨근을 수축시켜 방광내압을 증가시킵니다. 방광내압이 증가하면 방광벽의 신장 감수기(stretching receptors)를 유발합니다. 배뇨반사의 강도가 커지면 방광내압이 증가해 방광목의 속요도조임근(내괄약근, internal urethral sphincter)을 반사적으로 열어 소변을 배출할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소변볼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대뇌 배뇨 중추의 지배를 받는 바깥요도조임근(외괄약근, external urethral sphincter)과 골반저근육의 수축을 통해 의지적으로 소변을 참을 수 있습니다. (방광의 최대 한계 용량 : 800cc)
그러므로 배뇨의 정상적인 생리적 기전은
첫째, 배뇨근의 지속적 수축과 골반저근육의 이완
둘째, 속요도조임근(내괄약근, S2~S4 배뇨반사에 의한)과 바깥요도조임근(외괄약근, 대뇌의 수의적 지배에 의한)의 열림
셋째, 뇌줄기(brain stem)의 상호억제 조절성으로 이루어지는 총체적인 결과라 말할 수 있습니다.
2) 척수손상자의 방광
① 무긴장성 방광
: 척수충격 기간(일반적으로 척수손상 후 3일~6주)에는 엉치신경 반사궁의 단절로 배뇨반사가 상실되어 없는 상태가 됩니다. 이 시기의 방광을 무긴장성 또는 무반사성 방광이라 부르며, 배뇨근의 긴장성 저하로 요의 정체 현상이 발생합니다.
② 경직성 방광
: 척수손상자의 위 운동신경 원 병변 시에는 반사성 방광인 경직성 방광이 됩니다. 이 경우 반사궁은 건재해 방광에 소변이 차게 되면 반사적인 배뇨가 이루어집니다. 배뇨근의 지속적인 경직으로 방광벽이 비후되고 방광용적이 감소하며, 방광내압이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방광내압이 증가하지만 환자는 요의를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바깥요도조임근에도 경직이 발생해 방광의 목을 조여 소변을 차단함으로써 요독(urotoxin)이 축적, 방광염을 일으키게 됩니다.
③ 이완성 방광
: 이와 반대로 아래 운동신경원 병변 시에는 방광근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이완성 방광(flaccid bladder)이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배뇨근의 반사적 작용이 없어 방광의 지나친 확장으로 방광 벽이 얇아지고, 방광용적이 증가하며, 방광내압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깥 요도조임근에도 긴장성이 떨어져 방광 수축력이 저하됩니다. 골반저근육의 이완은 요실금을 발생시키며, 소변의 방광팽창으로 소변을 콩팥으로 거꾸로 밀어 올리는 요의 역류 현상이 일어나 신장염, 신부전증을 야기시켜 척수손상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습니다.
3) 경직(Spasticity)
: 척수충격에서 회복되면 바빈스키반사 등 굽힘 반사가 가앻지면서 약간의 외부 자극에도 경직, 발한, 절박한 배뇨 등 집단반사(mass reflex)가 출현합니다. 경직이란 피부나 연부조직 내 각종 감수기의 자극이 알파 및 감마계를 과도하게 흥분시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는 상위 중추로부터 척수가 정상적인 지배를 받고 있을 경우 감각자극이 특정한 신경전도로만 통과하지만, 척수가 상위 중추의 지배로부터 해방되는 척수 손상자에게서는 이러한 감각자극이 척수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반사궁의 해체 결과이며, 과긴장성, 신장반사의 과반응, 발목클로누스(족관절 간대성 경련)를 보입니다.
완전 척수손상자라도 경직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으며, 목신경 손상자의 약 25%는 이완성 마비여서 반사궁의 해체가 경직의 유일한 기전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릅니다. 다만 치료사는 척수손상자의 경직 정도를 근긴장성과 근저항성으로 평가하는 수정된 Ashworth 척도로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정된 Ashworth 척도(modified Ashworth scale, MAS)
점수 | 특징 |
0 | 근긴장도의 증가가 없다 |
G1 | 굽힘과 폄 운동을 시킬 때 관절가동범위 끝 부분에서 약간의 저항이 감지되며, 근긴장도에서 적은 저항을 보인다 |
G1+ | 가동범위의 1/2 이하에서부터 약간의 저항이 감지되며 근긴장도에서 약간의 증가를 보인다 |
G2 | 가동범위에서 현저히 근긴장도가 증가하지만 운동은 가능하다 |
G3 | 전 가동범위에서 상당히 근깅장도가 증가하고 수동운동이 어렵다 |
G4 | 수동운동이 불가능하다 |
4) 호흡장애(Respiratory impairment)
: 척수손상자의 호흡장애는 손상 수준과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급성기 목신경 손상에서는 호흡보조근인 배 근육의 마비로 인해 역동적인 호흡이 불가능하고, 갈비뼈 운동 제한에 의한 환기 능력과 호흡 효율이 감소해 폐 기능 저하가 발생합니다. 정상적인 기침, 한숨, 재채기, 가래배출 능력도 감소해 폐의 감염이나 무기폐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C1~C3 손상인 경우, 가로막신경(횡격막 신경, phrenic nerve) 지배와 자발성 호흡이 크게 상실되어 인공호흡기 사용이 필요합니다.
만성기의 목신경 손상에서는 날숨 시 예비 호기량 감소로 인한 분비물 배출 능력의 저하, 가로막 활동의 상대적 증가, 복부수축 및 가슴우리 팽창으로 인한 기이성 호흡(paradoxical breathing)을, 들숨 시에는 흡기량의 감소, 복부 팽창 및 가슴우리 제한으로 인한 폐렴과 폐색전증 등 폐의 합병증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한편 척수손상 이전에 알레르기, 천식, 흡연 등의 과거력을 지닌 환자들은 호흡장애를 더 크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허리신경 이하의 손상인 경우에는 호흡근, 배 빗근과 보조 호흡근, 목근 모두 정상적인 지배를 받아 호흡장애는 크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5) 장 기능 장애(Bowel dysfunction)
: 장 기능의 장애는 척수손상자에게 정서적으로 큰 고민거리가 되며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할 문제입니다. 척수손상자의 장은 척수충격 기간 이후 2가지 형태의 장애로 발전합니다. 척수원추 상부의 손상에서는 경직성 장으로 변비가, 원추 이하 또는 말총 손상인 경우에는 이완성 장으로 잦은 설사가 일어납니다. 장 관리의 목표는 환자의 규칙적인 배변 습관의 성취에 있습니다. 관리 방법으로 좌약, 배변 연화제의 사용, 손가락으로 항문조임근 자극하기, 발살바 메뉴버, 식이요법, 수분조절 그리고 도수 배변 훈련 등이 있습니다.
6) 성기능 장애(Sexual dysfunction)
: 성 기능은 엉치신경과 대뇌의 지배에 의해 조절 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척수손상이 발생하면 성 기능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척수손상자의 성기능 장애는 2세의 생식능력뿐만 아니라 환자의 사회심리적 재활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7) 심리적 문제(Psychological problem)
: 척수손상자의 대부분은 불의의 사고 후 심리적 문제를 가지게 됩니다. 갑자기 발생한 하반신 마비는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어 사회심리적으로 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치료사는 척수손상 환자의 치료에 앞서 척수손상에 수반되는 환자의 심리적 문제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환자의 삶에 대한 동기와 재활에 대한 의지를 심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척수손상 환자가 갖게 되는 심리적 문제는 5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부정 단계 → 분노단계 → 죄책감 단계 → 우울 단계 → 수용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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